2박3일일본여행 직접 다녀보니, 숙소 위치 하나가 일정 절반을 바꿨다

처음엔 항공권보다 숙소 위치가 더 중요했다
얼마 전 2박3일일본여행 일정을 짜는 지인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처음 고른 숙소가 공항에서 멀고 역에서도 애매하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진은 예뻤어요. 방도 넓어 보였고 가격도 1박에 8만 원대라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도로 찍어보니 주요 역까지 도보 18분, 캐리어 끌고 가면 25분은 걸릴 위치였습니다.
제가 전국 숙소를 100곳 넘게 다니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게 있습니다. 숙소는 방 안 사진만 보고 고르면 꽤 자주 후회합니다. 특히 일본처럼 2박3일로 짧게 다녀오는 여행은 숙소가 예쁜지보다 ‘하루에 몇 번 이동을 줄여주는지’가 훨씬 큽니다. 3박 이상이면 조금 외곽에 묵어도 괜찮은데, 2박3일은 시간이 정말 빠듯합니다.
예를 들어 오사카 2박3일이면 난바, 우메다, 신사이바시 쪽이 편하고, 후쿠오카는 하카타나 텐진 근처가 무난합니다. 도쿄는 일정에 따라 신주쿠, 우에노, 긴자, 시부야 쪽으로 갈리는데, 무조건 유명한 동네보다 내가 첫날과 마지막 날 어디를 오가는지가 먼저입니다. 공항 이동까지 포함하면 숙소 위치가 체감 피로를 크게 바꿉니다.
2박3일 일정에서 숙소 고를 때 실제로 보는 것들
저는 일본 숙소를 볼 때 사진보다 먼저 지도와 후기를 봅니다. 사진은 조명과 광각으로 꽤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방 크기는 사진만 믿으면 안 됩니다. 일본 비즈니스호텔은 12㎡, 14㎡짜리도 흔한데, 숫자로 보면 작아 보여도 혼자라면 괜찮고, 둘이 캐리어 두 개를 펼치면 갑자기 답답해집니다.
체크해야 할 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그런데 이걸 빼먹으면 여행 내내 불편합니다.
- 가장 가까운 역까지 실제 도보 7분 이내인지
-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계단 이동이 많은지
- 캐리어 두 개를 펼칠 공간이 있는지
- 공항에서 환승 없이 이동 가능한지
- 근처에 편의점, 늦게까지 여는 식당이 있는지
- 후기에서 소음, 냄새, 난방, 수압 이야기가 반복되는지
개인적으로는 역에서 도보 10분 이상인 숙소는 2박3일일본여행에서는 잘 추천하지 않습니다. 낮에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쇼핑하고, 편의점 들르고, 다리 아픈 상태로 돌아올 때 그 10분이 꽤 길게 느껴집니다. 비가 오거나 겨울 바람까지 불면 더 그렇고요.
지역별로 느낌이 꽤 다르다
오사카는 동선이 짧아야 만족도가 높다
오사카는 첫 일본여행으로 많이 가는 곳이라 숙소 선택지도 많습니다. 난바 쪽은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구로몬시장 접근이 편하고 밤에도 움직이기 좋습니다. 다만 번화가라 소음 후기가 있는 숙소는 조심해야 합니다. 창문 방음이 약한 곳은 새벽에도 오토바이 소리나 사람 소리가 꽤 들립니다.
우메다는 교토나 고베까지 같이 다녀올 사람에게 좋습니다. 대신 처음 일본을 가는 사람에게는 역 구조가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메다에서 길 잃었다는 후기를 꽤 많이 봤고, 저도 처음엔 지하에서 한참 돌았습니다. 2박3일이면 길 찾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후쿠오카는 하카타와 텐진 중 취향 차이다
후쿠오카는 2박3일로 다녀오기 좋은 도시입니다. 공항에서 시내가 가까워서 첫날부터 시간을 쓰기 좋습니다. 하카타는 이동 중심, 텐진은 쇼핑과 식사 중심이라고 보면 편합니다. 부모님과 가거나 유후인, 다자이후 같은 근교 이동이 있으면 하카타가 편했고, 친구끼리 맛집과 쇼핑 위주면 텐진 쪽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다만 후쿠오카 숙소는 주말 가격이 확 뛰는 날이 있습니다. 평일 1박 10만 원대 초반이던 방이 금요일, 토요일에는 20만 원 가까이 올라가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래서 항공권만 싸게 잡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숙소까지 같이 봐야 총액이 맞습니다.
사진이 좋아 보여도 후기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
숙소 사진에서 제일 믿기 어려운 건 욕실과 창밖입니다. 일본 호텔은 욕실이 깔끔해 보여도 실제로는 굉장히 좁을 수 있습니다. 욕조와 변기, 세면대가 한 공간에 들어간 유닛배스 구조가 많고, 키가 큰 사람은 샤워할 때 팔꿈치가 벽에 닿는 경우도 있습니다.
창밖도 중요합니다. 사진에는 커튼 친 침대만 보이는데 실제로는 바로 앞 건물 벽이 보이거나, 환기가 거의 안 되는 방도 있습니다. 물론 2박이면 참을 수는 있습니다. 근데 숙소에 돌아와서 쉬는 시간이 여행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면 이런 부분이 꽤 거슬립니다.
후기를 볼 때는 별점보다 반복되는 단어를 봐야 합니다. ‘깨끗하다’가 많으면 기본 관리는 괜찮은 편이고, ‘좁다’가 많으면 정말 좁을 가능성이 큽니다. ‘역에서 생각보다 멀다’는 표현이 3번 이상 보이면 지도상 거리보다 체감 거리가 긴 숙소일 확률이 높습니다. ‘직원 친절’은 좋지만, 2박3일에서는 위치와 청결보다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이런 여행자라면 숙소 기준을 다르게 잡는 게 낫다
혼자 가는 2박3일일본여행이라면 좁은 비즈니스호텔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잠만 자고 나오는 일정이면 위치 좋은 12㎡ 방이 외곽의 넓은 방보다 나을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커플이나 친구 둘이 간다면 침대 크기와 캐리어 공간을 더 봐야 합니다. 더블룸이라고 해도 침대 하나가 벽에 붙어 있으면 안쪽 사람이 드나들기 불편합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무조건 역 가까운 곳, 엘리베이터 있는 곳, 조식이 무난한 곳을 추천합니다. 일본 편의점 음식이 맛있다고 해도 매끼 편의점으로 해결하는 건 어른들에게 피곤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욕조, 세탁기, 전자레인지, 금연 여부를 더 꼼꼼히 봐야 합니다.
반대로 이런 사람에게는 중심가 숙소가 꼭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밤에 조용히 쉬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넓은 방에서 여유 있게 머무는 걸 좋아한다면 번화가 한복판보다 한두 정거장 떨어진 역세권이 낫습니다. 가격도 내려가고 방 컨디션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2박3일일본여행 숙소를 고른다면 예산을 조금 더 쓰더라도 역 가까운 곳을 먼저 잡습니다. 여행이 짧을수록 숙소에서 아낀 3만 원보다 이동하면서 잃는 시간과 체력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예쁜 사진보다 밤에 돌아오는 길이 편한 곳, 체크아웃 후 공항 가는 길이 단순한 곳이 실제 만족도는 더 높았습니다.
